비바람에 젖고 햇볕에 그을리며 늘 이 집 저 집 옮겨 다니는 듯한 불안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남들에게 머리마저 쉬일 곳이 없다고는 생각되지 않기(「거지의 노래」)를 바라던 릴케는, 그 시기 글쓰기로 스스로를 위로하며 견뎌내야 했다. 그때까지 릴케에게 있어 인생이란 참으로 괜찮은 것이나 자신에게는 병을 주기만 하는 것이어서, 살기 위하여는 천 년의 양분이 필요하다고 느낄 정도였다. 릴케는 영원한 잠에 들고만(「자살자의 노래」) 싶어 하는 자살자의 심정을 알았다.
그러나 그와 같은 양분이 되어 준 여인 루 살로메를 만나면서 릴케의 정신은 따듯함을 맛보았고, 사고는 확장되었으며, 따라서 완숙한 시 작품들을 써 나가기 시작했다. 『라이너 마리아 릴케 ★ 시집』은 시인의 여린 마음과 아픔이 과장되거나 숨김없이 전달되는 「제1시집」, 첫사랑을 소중히 여기듯 순수한 감성으로 지은 「초기시집」, 진정한 신의 존재를 깨달은 자가 썼다고 할 만한 「기도시집」, 사물을 직감하여 핵심을 포착하는 릴케만의 시적 언어가 나타난 「형상시집」, 사물에 대한 깊은 통찰력이 잘 드러난「신시집」 등 시간의 흐름에 따른 릴케의 변화가 느껴지도록 구성하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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